posted by 비행 2013. 3. 25. 00:14

그린 데이의 다이아몬드 앨범 American Idiot의 동명의 타이틀곡 American Idiot.

 

그린데이는 세계적으로 6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는 소위 말해 가장 잘 나가는밴드 중의 하나이다. 그린데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며 수많은 스쿨밴드들의 카피를 당하고 있다. 누구도 그린데이의 인기에는 의문을 가지지 않겠지만 그린데이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그린데이를 과연 펑크 락 밴드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펑크 락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펑크 락의 뿌리는 1960년대 미국의 거라지 락(Garage Rock)에서 찾을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미국의 음악계는 로큰롤을 흑인들의 음악이라는 이유로 멀리하기 시작하여 그 자리를 스탠다드 팝 음악이나 서프 음악등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죽어가던 미국 락에 비해, 당시 영국은 락의 천국이었다. 당시 서유럽은 로큰롤 열풍에 휩싸여 미국에서 멀리하던 흑인 소울이나 컨트리 등을 흡수 소화하였고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비틀즈를 필두로 이른바 리버풀 사운드라고 불리던 밴드들이 자리를 잡았다. 한편 런던에서는 더 후, 롤링 스톤즈 등의 밴드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영국식 록음악이 정착하고 있었다. 그러던 때에 비틀즈가 미국에 ‘I Want To Hold Your Hand’를 발표하였고 이것은 일명 브리티쉬 인베이젼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영국 록밴드들에 대한 미국에서의 인식은 매우 높아졌고 많은 영국 밴드들이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 당시 젊은이들은 미국 중서부, 서북부에서 투어를 돌던 여러 밴드들의 영향을 받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실력이나 음악의 질 등의 부족한 부분도 열정으로 매꾸는 황당하기까지한 밴드들이 우후죽순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거라지 락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거라지(Garage)’라는 이름은 열정은 가득하지만 당연히 제대로 된 연습실이 없었던 젊은이들이 집 차고에서 연습하던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으로 록 스타가 되고자 하였지만 당연히 별 조명을 받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미국 중부의 디트로이트에서는 새로운 음악이 등장한다. 펑크 록의 과격함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MC5’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로 과격한 음악과 무대매너를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디트로이트의 분위기 속에서 이기 팝이라는 젊은이가 등장한다. 이기 팝은 도어즈의 음악을 듣고 음악을 하고자 마음 먹었으며 친구들과 스투지스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그가 데뷔를 결심한 계기도 유명한데, 그는 아래에서도 얘기할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노래를 듣고 이정도 수준의 밴드도 데뷔하는데 나라고 못할 거 뭐 있겠어라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는 당대에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거친 무대 매너로 후대의 펑크 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기 팝은 연주보다도 기행으로 더 유명했는데 관객들에게 땅콩버터를 뿌리거나 공연 중에 무대에서 마이크로 자해를 하는 등의 해괴한 행동들로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프로토펑크(Proto-Punk)’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펑크 바로 이전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프로토펑크의 정의는 명확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펑크 록 직전의 거친 사운드와 단순한 진행을 보여준 밴드들을 프로토펑크로 분류한다.